코로나19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트럼프: 미통령(미친 대통령?)의 거드름

사이박사 2020. 10. 3. 10:22

양복 차림에 엄지 척..코로나19 확진 트럼프, 군병원 이동하며 모습 공개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입력 2020.10.03. 08:05 수정 2020.10.03. 09:12 댓글 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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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군 병원으로 이송되기 위한 헬기를 타러가면서 취재진을 향해 엄지를 들어올리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 인근 군 병원으로 이동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얕은 기침과 두통, 피로감 등의 경미한 증상을 보이고 있으며 병원에서 며칠 간 머물면서 업무를 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월터 리드 병원으로 가기 위한 헬기에 올라탔다. 백악관 공동취재단은 트럼프 대통령이 파랑 넥타이에 감청색 양복을 입은 차림이었으며 마스크를 썼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타인의 도움 없이 스스로 걸으면서 취재진을 향해 엄지 손가락을 들어올린 다음 잠시 손을 흔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육성 메시지도 전했다. 그는 이날 저녁 트위터에 올린 짧은 영상에서 “엄청난 지지에 감사드린다”면서 “매우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월터 리드 군병원으로 간다. 우리는 반드시 일이 잘 풀리도록 할 것”이라면서 “영부인도 매우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월터 리드 군병원으로 이동하기 위해 취재진에게 모습을 보였을 때 입은 복장 그대로였다. 군병원으로 이동하기 전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 맑은 정신으로 가벼운 증상이 있으며 종일 일을 했다”면서 “예방적 조처와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며칠간 월터 리드에서 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영부인에게 쏟아지는 성원에 감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대통령 주치의 숀 콘리는 “대통령은 PCR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예방적 조처로 리제네론의 다클론성 항체 칵테일 8g을 한차례 투여받았다”면서 “대통령은 이에 더해 아연과 비타민D, 멜라토닌, 아스피린 등을 복용했다”고 밝혔다. 콘리는 “오늘 오후까지 대통령은 피로감이 있지만 맑은 정신을 유지했다”면서 “그는 전문가로 이뤄진 팀으로부터 평가를 받고 있으며 우리는 대통령과 영부인을 위한 다음 단계 초처들을 추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는 당국자 2명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열과 기침, 코믹힘 등의 증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상태가 심각한 것은 아니지만 74세로 고령인 연령대를 비롯한 위험 요인을 고려해 병원으로의 이동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워싱턴 북쪽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에 있는 월터 리드 군 병원은 미국에서 가장 큰 통합 군 병원으로 대통령이 업무를 볼 수 있는 환경이 구비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병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찾아가 건강 검진을 받았던 곳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새벽 1시쯤 트위터를 통해 자신고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의 코로나19 감염 경로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최측근인 호프 힉스 보좌관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지 몇시간 뒤 트럼프 대통령 부부의 코로나19 양성 판정 소식이 나왔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는 힉스 보좌관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자 검사를 받았고 전했다. 힉스 보좌관은 지난달 29일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TV토론을 위해 클리블랜드를 오갈 때, 그리고 30일 유세를 위해 미네소타주를 방문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과 전용기와 전용헬기에 함께 탑승하는 등 수차례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워싱턴에서 선거자금 모금 행사를 하고 유세를 위해 플로리다를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모두 취소했다. 백악관은 수정 공지된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에서 노년층 코로나19 지원과 관련한 전화통화는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행사도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대신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해서 업무를 보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증상이 악화될 경우의 시나리오에 대해 보도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1967년 마련된 미국 수정헌법 25조는 ‘의학적으로 무능력 상태에 놓인 대통령은 부통령에게 권력을 일시적으로 이양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대통령의 건강이 악화될 경우 일시적으로 부통령에게 권력을 맡겼다가 상태가 호전되면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역사상 이 조항은 세차례 발동됐다. 1985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는 동안 조지 H W 부시 부통령에게 권력을 넘겼다.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2002년과 2007년 각각 같은 사유로 딕 체니 부통령에게 권력을 잠시 넘긴 바 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군병원으로 이송되지만 펜스 부통령에게 권력을 이양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