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닷새째 '살인적 스모그'.. 베이징, 기준치 25배 넘어
中 닷새째 '살인적 스모그'.. 베이징, 기준치 25배 넘어
문화일보 박세영 기자 입력 2015.12.01. 13:50
당국 측정 한계수치 초과
올들어 첫 ‘주황경보’ 발령
야외수업 중단·외출 자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프랑스 파리에서 개막된 유엔기후변화협약 총회에 참석,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중국 대륙은 닷새째 이어지는 살인적인 스모그로 신음하고 있다.
30일 오후와 1일 오전 수도 베이징(北京)의 스모그 수준은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의 25배가 넘기도 했다. WHO 기준치는 초미세먼지(PM2.5)가 1㎥당 25㎍/㎥지만 30일 오후부터는 베이징 환경당국 측정치 최대인 500㎍/㎥를 초과해 측정 그래프의 한계 수치인 500까지 표기된 상태가 한동안 이어졌다. 미국 대사관 측정치로는 30일 오후 베이징이 최대 670㎍/㎥까지 오르기도 하는 등 올 들어 가장 심각한 스모그가 중국 중부를 광범위하게 덮쳤다. 이에 따라 ‘매우 심각한 오염’을 나타내는 주황색 경보가 내려졌다. 중국의 스모그 경보는 가장 높은 수준의 순서로 적색(1급)·주황색(2급)·황색(3급)·청색(4급) 경보 등 4단계로 구분된다. 중국이 주황색 경보를 발령한 것은 올 들어 처음이자 지난해 10월 이후 약 1년 만이다.
며칠째 이어진 극심한 스모그 속에서 많은 시민은 목 통증과 두통 등의 증상을 겪었다. 30일 베이징 도심은 뿌연 스모그 속에 가시거리가 짧아지고 차량으로 이동하려는 시민이 급증하면서 극심한 교통 체증을 빚었다. 이날 주택가에서는 행인이 크게 줄어들었으며 외식 대신 배달을 선호하면서 음식 배달 수요가 폭증했다. 쇼핑몰 인근도 사람들이 돌아다니지 않는 한산한 모습이었으며 유동 인구가 많은 길가에서 매일 저녁 매대를 설치하던 노점상들도 자취를 감추었다. 학교의 야외 체육 수업도 중단됐고 이날 오후 주택가에 하교 후 뛰어놀던 아이들의 소리도 사라졌다. 간혹 마스크를 쓴 행인들이 침묵 속에 발길을 재촉할 뿐이었다. 아이를 데리러 온 학부모들은 서둘러 자녀들에게 마스크를 씌우고 “스모그가 심하니 빨리 집에 들어가야 한다”며 귀갓길을 재촉했다. 유치원에서는 극심해진 스모그에 호흡기 질환을 겪는 유아들이 늘어나면서 결석 인원이 증가했다. 하루 내내 햇빛을 볼 수 없는 뿌연 날이었으나 밤이 되자 거리는 고요함 속에 자동차 헤드라이트의 빛이 일직선으로 보이는 등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장면이 펼쳐졌다.
베이징 = 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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