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국가인 북아프리카 모로코의 유적지에서 고의로 가슴 노출 시위를 벌인 여성 활동가 2명이 모로코 당국에 체포됐다고 아랍권 위성채널 알아라비야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로코 당국에 따르면 국제여성인권단체 페멘(Femen) 소속 회원 2명이 전날 모로코 수도 라바트에 있는 고대 유적지 내 하산 타워 앞에서 기습적으로 토플리스 시위를 벌였다.
가슴과 배에 동성애자를 지지한다는 문구를 새긴 이들 여성은 서로 키스하는 장면까지 연출하고 모로코 당국이 동성애자를 탄압한다고 비판했다.
페멘은 이 시위 장면을 동영상으로 녹화해 소셜미디어에 공개하기도 했다.
모로코 국가안보국은 이후 프랑스로 돌아가려는 25세와 30세 여성 2명을 체포, 추방했으며 이들의 재입국도 금지된다고 밝혔다.
모로코 내무부도 성명을 내고 “이러한 자극적인 행동은 모로코 사회가 수용할 수 없는 범죄 행위”라며 “그들의 가슴 노출과 주장은 공공 윤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람 국가 대부분과 마찬가지로 모로코에서는 동성애가 법적으로 금지돼 동성애자는 최대 징역 3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지난 5월말 모로코에서는 동성애자 3명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페멘의 인나 셰브첸코는 “우리의 목표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그 나라를 떠나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번 시위로) ‘무엇이 더 외설적이고 비도덕적인가’란 의문을 다시 한번 제기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