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몹쓰리)의 문제

사건과 악의 연관성_2014년10대 뉴스

사이박사 2014. 12. 24. 13:26

세월호 참사·염전노예…사회부 선정 2014년 10대뉴스

머니투데이 사회부 |입력 : 2014.12.2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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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염전노예…사회부 선정 2014년 10대뉴스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회원들이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세월호 참사 진실규명 역행 새누리당의 부적격 의원 추천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고영주씨는 방송문화진흥원 감사로 MBC의 세월호 참사 '단원고 학생 전원구조' 오보를 적극 감싸며, 선박회사에 비판을 집중해야지 왜 정부를 끌고 들어가는지 모르겠다"라고 한 인사라며 "고 씨는 영화 변호인의 소재였던 '부림사건'의 담당 공안검사였다"고 밝혔다. /사진=뉴스1
1. 세월호 참사

세월호 침몰, 경주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 고양종합터미널 화재,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 등 올해 계속된 대형 재난사고로 수백명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 특히 사망자 295명, 실종자 9명에 이르는 인명피해를 낸 세월호 침몰사고는 안전보다는 수익, 편의에 치중한 우리사회 안전불감증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하나 같이 '인재(人災)'였음이 드러난 이들 재난사고들로 '안전'이 올해 새로운 화두로 급부상했다. 정부부처와 업계 간 유착으로 제대로 된 규제와 관리감독을 가로 막은 원흉으로 지적된 '관피아' 논란도 거셌다. 

정부는 각종 대형 재난사고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국무총리실 산하에 국민안전처를 신설하고 위기대응력 강화에 나섰다.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 해양경찰청을 해체하고 행정안전부를 행정자치부로 축소하는 등 엄중한 책임을 묻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염전노예…사회부 선정 2014년 10대뉴스
지난 3월 5일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열린 송파 세 모녀 자살 사건 추모의식에서 정의평화위원회 등 참석자들이 추모기도를 올리고 있다. /사진=뉴스1
2. 송파 세모녀 자살

지난 2월26일 밤 9시쯤 서울 석촌동의 한 지하주택에서 박모씨(60·여)와 두 딸 김모씨(35), 차녀(32)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이 발견된 지하 1층 방엔 번개탄을 피운 흔적이 남아있었으며 현금 70만원이 든 봉투와 함께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쓰인 메모가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어머니 박씨가 최근 빙판길에서 미끄러져 식당 일을 그만둔 뒤 생활고를 겪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남편은 12년 전 암투병을 하다 숨졌첫째 딸은 당뇨병을 앓았으며 둘째 딸도 직업이 없는 상태였으나 기초수급자로 지정돼있지 않았다. 

이 비극적 사건을 계기로 '복지 사각지대' 해결을 위한 전 사회적 움직임이 일었고 각종 사회안전망 강화 정책 및 법안이 잇따라 발의, 이른바 '송파 세모녀법'이 통과됐다.

세월호 참사·염전노예…사회부 선정 2014년 10대뉴스
지난 8월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교대역에서 서초역 방면으로 100m 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도로가 함몰돼 서울시 관계자들이 원인 조사를 위해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3. 싱크홀 공포

지난 8월13일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 부근 석촌지하차도 밑에서 80m여 길이의 대형 동공이 발견돼 시민들이 공포에 휩싸였다. 앞선 지난 8월5일 인근 지역에서 폭 2.5m, 깊이 5m의 싱크홀이 발견된 데 이어 외부 전문가 10명이 참여한 서울시 싱크홀 조사단 조사결과 이같은 사실이 드러났다. 조사단은 또 18일 석촌지하차도 종점부 램프 구간과 시작구간 등에서도 추가로 5개의 동공을 발견했다.

이로써 현재까지 석촌지하차도 밑에서 발견된 싱크홀과 동공은 총 7개로 확인됐다. 특히 지난 13일 발견된 동공의 경우 길이가 무려 80m에 달해 발견되지 않았을 경우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에 서울시는 '도로함몰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싱크홀이란 용어는 구멍의 크기가 '2mx2mx2m'(폭x길이x깊이) 이상이고 구멍 상생 이유가 상하수도관 누수와 연관됐을 경우로 한정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등 잇단 대형 참사를 지켜본 시민들의 불안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특히 이 지역에서 123층 규모의 제2롯데월드 공사가 진행 중에 있어 시민들의 안전공포증은 계속될 전망이다.

4. 염전노예와 황제노역, 노동 대가의 양극화
누군가의 일당은 0원이었지만 누군가의 일당은 5억원이었다. 노숙자 김모씨(40)는 올해 초 돈을 좀 벌겠다는 마음으로 인부를 모집하는 광고를 보고 전남 목포 인근의 한 섬에 있는 염전에 들어간 뒤 1년6개월간 돈 한푼 받지 못하고 노예 생활을 하다가 서울에 계신 어머니에게 '구출을 도와달라'는 편지를 써서 겨우 구출됐다. 

비슷한 시기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72)은 대법원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벌금 254억원을 선고받았지만 쓰레기 수거, 오물청소, 빨래 등을 하고 환형유치 금액(일당)으로 하루 5억원의 벌금을 탕감받았다. 둘 다 같은 몸을 쓰는 단순 노동이었지만 그들 노동력의 대가는 사회적 지위에 따라 이렇게나 달랐다. 

세월호 참사·염전노예…사회부 선정 2014년 10대뉴스
고 윤일병, 오대위 유가족들이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여성가족위원회와 야당 법제사법위원회 의원들과 함께 김흥석 육군법무실장 엄중 문책 및 고등군사법원장 내정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5. '참으면 윤 일병, 못 참으면 임 병장'

군에서는 후진적 병사 운영의 실태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사고가 잇따랐다. 육군 28사단에서 선임병들의 지속적 폭행으로 사망한 윤일병 사건, '계급 열외'를 당하던 중 총기를 난사해 5명을 살해한 22사단 임 병장 사건이 있었다. 17사단에서는 여군을 성추행한 혐의로 창군 이래 최초로 사단장이 체포되기도 했다.

사건 은폐에 급급한 군의 폐쇄적 조직문화도 도마에 올랐다. 윤 일병 사건 가해자들에 상해치사죄를 적용하려던 군 검찰은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한다는 비판 이후에야 살인죄를 적용키로 했다. 이후 군 법원에서 살인 부분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고 상해치사죄를 적용해 논란이 일었다.
권오성 육참총장이 윤일병 사태로 사퇴했으며, 잇딴 군 사고에 박근혜 대통령도 "가해자들과 방조자들을 일벌백계하라"고 요구했다.

6. 카카오톡 감청 논란
지난 9월 검찰이 사이버상 허위사실 유포 대응 방안의 하나로 온라인 등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겠다고 한 것을 시작으로 '카카오톡 감청' 논란이 일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사이버상의 국론 분열에 따른 사회 분열을 우려하며 법무부와 검찰에 대책을 주문한 직후 벌어진 일이다. 더욱이 검찰이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법원에서 총 147건의 감청영장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의 불안감이 증폭 됐다. 

검찰은 "유괴나 인신매매 등 중요범죄에 한해 감청영장을 받을 뿐, 인터넷상의 사적 대화에 대한 실시간 감청이 불가능하다"고 해명했지만 '사이버 망명'이 늘어나는 등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애초 검찰이 사이버 검열과 관련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못해 '공권력 남용'이라는 비판을 자초했다는 평가다.

7. 고위층 성추문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의 공연음란 사건, 박희태 전 국회의장 골프장 캐디 성추행 혐의 사건 등 올해는 유난히 우리사회 지도층 급들의 성추문이 많았던 한 해였다. 검찰은 김 전 지검장의 행위를 '성선호성 장애'에 기인한 병적 행동으로 보고 치료를 전제로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지만 '제 식구 감싸기'란 비판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또 박 전 의장도 불구속 기소됐다. 모범의 보여야 할 사회 고위층의 성추문은 사회적 파급력도 큰 만큼, 사회 안팎에선 정확한 진상 규명과 처벌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세월호 참사·염전노예…사회부 선정 2014년 10대뉴스
고 신해철의 유골이 안치돼 있는 경기도 안성 유토피아 추모관/사진=뉴스1
8. 신해철 의료사고 의혹 사망

지난 10월27일 영원한 '마왕' 가수 신해철씨가 향년 46세 나이로 갑작스레 숨지면서 전 사회가 충격과 추모열기에 휩싸였다. 고인은 지난 17일 서울 송파구 S병원에서 장협착 수술을 받은 후 18일 퇴원했으나 통증을 호소하며 입퇴원을 반복하다 22일 낮 12시쯤 병실에서 쓰러진 채로 발견됐다. 

같은 날 오후 1시쯤 심정지 발생 후 아산병원에 옮겨져 수술을 받았으나 27일 끝내 사망했다. 유족들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S병원 강모 원장을 고소하며 길고 험난한 의료소송이 시작됐다. 국과수는 고인의 소장과 심낭 천공이 수술과정과 관련해 발생했을 수 있다는 부검 결과를 내놨으며 경찰은 대한의사협회로부터 의료과실 여부에 대한 감정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무분별한 성형 및 비만치료, 그리고 TV출연 '쇼닥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 사건이다.

9. 수능 또 출제 오류
지난해에 이어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도 일부 문항이 출제오류로 판정났다. 급기야 대통령까지 나서 수능 시스템 개선을 촉구했고, 교육부는 뒤늦게 '수능개선위원회'를 꾸려 절대평가를 포함해 모든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해 수능 문항 출제오류로 피해를 본 학생 300여명이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어 '수능 출제오류 파문'은 해를 넘겨도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세월호 참사·염전노예…사회부 선정 2014년 10대뉴스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으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지난 11월 14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스1
10. 원세훈 무죄 논란
 
1심 법원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국정원법 위반' 혐의는 유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하면서 정치권은 물론이고 법조계 안팎까지 그 후폭풍이 거셌다. 세간에서는 판결을 두고 '정치에는 개입했지만, 선거운동은 아니다'라는 모호한 기준을 제시했다고 논란이 일었다. 

이번 사건의 핵심이 '대선에 개입했는지 여부'인데도 법원이 정치 개입만을 인정하고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면죄부를 안겨준 '정치 판결'이라는 비판도 쏟아졌다. 게다가 원 전 원장의 심리를 맡았던 재판장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글을 법원 내부 게시판에 올렸던 현직 부장판사는 정직 처분을 받으면서 진통이 계속됐다.